사사기 11장 12절부터 28절 묵상은 ‘옳은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설명할 책임과 설득의 결과의 구분‘
대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매일 큐티 성경 묵상 글쓰기, 26/9/25, 915일차,
목차
[살핌]
사사기 11장 12절부터 22절
: 공격 명분과 영토 취득 경위
사사기 11장 23절부터 28절
: 정당성 논증과 판결 요청, 그리고 거부
[새김]
옳은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 설명할 책임과 설득의 결과의 구분
사사기 11장 12절부터 28절 묵상의 배경
입다는 공동체의 지도자로 세워진 뒤, 전투에 앞서 자신들이 지키려는 땅이 왜 정당한지를 설명한다.
12절의 “내 땅”은 입다 개인의 땅이라기보다, 그가 길르앗을 대표하는 위치에서 한 말이다. 27절에서도 분쟁의 당사자가 이스라엘과 암몬으로 나타나 이 점이 분명해진다.
이 과정에서 입다의 말은 계속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공동체와 자신의 권한을 확인하고, 적에게 역사적 근거를 설명하며, 하나님께 약속한다.
본문은 말을 잘하는 능력만 보지 않는다. 자신이 한 말이 어떤 책임을 만들고, 그 책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도 함께 보여 준다.
사사기 11장 12~15절
: 공격 이유 확인, 영토 반환 요구의 전제 반박
12절에서 입다는 상대가 왜 공격하는지 먼저 묻는다. 13절에서 암몬 왕은 과거에 자신의 땅을 빼앗겼기 때문에 되찾으려 한다고 답한다. 이 주장이 뒤에 이어지는 입다의 긴 설명을 불러온다.
입다는 상대의 요구를 바로 받아들이거나 거절하지 않는다. 먼저 그 공격이 어떤 과거 사실을 근거로 하는지 살핀다. 대화를 시작하고 이유를 묻는 것은 상대의 주장을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일이 아니다.
공동체를 지키려면 공격에 맞설 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상대가 무엇을 근거로 행동하는지 확인하고, 그 설명이 사실과 공정함에 맞는지도 따져야 한다. 평화를 말하는 요구도 그 안에 진실이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갈등에는 서로 다른 요구가 맞설 수 있다. 이때 한쪽의 뜻이 다른 쪽을 완전히 눌러 버리면 겉으로는 조용해 보여도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 서로 다른 입장이 함께 설 수 있으려면 어느 쪽도 자신의 요구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갈등을 끝내겠다며 상대에게만 양보를 요구하면 다툼은 잠시 멈출 수 있다. 그러나 불공정함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서로의 주장을 같은 기준으로 확인하고, 자신의 요구에도 잘못이 있다면 스스로 조정해야 한다.
평화는 상대의 목소리를 없애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자신도 따라야 할 진실하고 공정한 기준을 인정하고, 그 기준 아래에서 서로의 요구를 조정할 때 비로소 함께 설 수 있는 관계가 만들어진다.
반환이나 보상을 요구받으면 상대의 말투에 먼저 반응하지 않는다.
처음에 누구에게 어떤 권리가 있었는지, 그 권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바뀌었는지부터 확인한다. 자신이 무엇을 요구할 때도 같은 기준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평화를 내세운 요구라고 해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 요구가 어떤 사실과 권리를 전제로 하는지 확인하고, 그 근거가 공정한지 살펴야 한다.
사사기 11장 12절부터 28절을 묵상하며, 반환이나 보상을 요구받을 때 상대의 말투보다 그 요구의 근거를 먼저 살핀다.
처음에 누구에게 어떤 권리가 있었고,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바뀌었는지 확인한다. 나 역시 무엇을 요구할 때 같은 기준으로 그 근거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평화를 내세운 요구라고 해서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그 요구가 어떤 사실과 권리를 전제로 하는지 확인하고, 그 근거가 공정한지 살펴야 한다.
14절에서 입다는 암몬 왕의 첫 답변을 들은 뒤에도 다시 사자를 보내 설명을 이어 간다. 15절에서는 결론을 먼저 밝히고, 16절부터 이스라엘이 그 땅을 어떻게 지나왔는지 시간순으로 근거를 제시한다.
입다가 반박하는 대상은 암몬 왕의 출신이나 인격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모압과 암몬의 땅을 빼앗았다는 주장 자체이다. 갈등을 바로 다루려면 사람을 공격하기보다, 실제 권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사실을 따져야 한다.
신앙을 말한다고 해서 사실 확인을 생략할 수는 없다. 누가 무엇을 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 상황이 되었는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자신의 해석을 곧바로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것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 믿음에는 확신뿐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하나님의 권위를 구분하는 절제도 필요하다.
아는 것이 실제 책임으로 이어지려면 생각과 말과 행동이 연결되어야 한다. 옳다고 생각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상대가 확인할 수 있도록 그 이유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또한 자신이 설명한 기준을 자신의 행동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말로는 공정함을 주장하면서 실제 행동에서는 다른 기준을 사용하면, 그 말은 신뢰를 만들지 못한다.
진실한 설명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말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도 그 설명에 책임을 지고 그대로 행동할 때, 아는 것이 실제 관계와 질서를 바로 세우는 힘이 된다.
반박할 때는 상대가 틀렸다고 보는 문장을 먼저 분명히 짚는다. 그다음 그 주장과 맞지 않는 사실과 근거를 제시한다.
상대가 하지 않은 말까지 확대해 공격하면, 사실을 검토하는 일이 사람을 공격하는 일로 바뀔 수 있다.
정확한 반박은 사람 전체를 문제 삼지 않는다. 어떤 주장을 검토하는지, 그 판단의 근거가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는 데서 시작한다.
사사기 11장 16~18절
: 통행 거절 이후, 타 민족 경계 우회 경위 설명
16절부터 입다는 과거의 이동 경로를 시간순으로 설명한다. 17절에서는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의 땅을 곧바로 차지하려 한 것이 아니라, 먼저 그 땅을 지나갈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힌다.
그러나 두 왕이 이를 허락하지 않자 이스라엘은 그 땅에 들어가지 않았다. 하나님의 인도를 믿는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길을 반드시 사용할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는 다른 사람의 권리와 경계를 존중해야 한다. 또한 요청을 거절당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를 공격할 근거가 생기지는 않는다.
원하는 길이 막혔다면 먼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목적이 옳다는 확신과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권리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원하는 일을 당장 할 수 없다고 해서 그 마음까지 사라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어도, 지금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멈추고 기다릴 수 있다.
본문에서 이스라엘이 머문 것은 통행하려는 목적 자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원하는 길이 열리지 않았을 때, 자신의 계획과 시기가 모든 행동을 결정하게 두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다림은 목적을 포기하는 행동만을 뜻하지 않는다. 목적이 옳더라도 그것을 이루는 방법까지 책임 있게 선택하는 것이 순종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시간이나 공간을 사용하려면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한다.
거절을 받았다면 압박을 더하기보다, 사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가 이루려는 목적이 분명하더라도 상대의 거절이 곧 침해할 권리를 주는 것은 아니다.
목적뿐 아니라 그 목적을 이루는 방식에서도 다른 사람의 경계와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앞절에서 길이 막혀 머물렀던 이스라엘은 다른 길로 돌아간다. 18절에서 입다는 단순히 모압 땅을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어디를 지나 어디에 진을 쳤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동 경로를 밝히는 것은 실제 행동이 말과 일치했는지를 확인하게 한다.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이 주신 목적이 있었다고 해서 다른 민족에게 주어진 영역까지 마음대로 침범할 권리가 생긴 것은 아니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과 다른 사람의 경계를 존중하는 것은 서로 반대되지 않는다. 자신의 목적이 분명할수록 어디까지가 자신의 권한이며 어디서부터 다른 사람의 몫인지 함께 살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몫을 지키기 위해 내 행동에 한계를 둘 수 있다. 이런 제한은 관계를 끊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자리를 인정하며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좋은 목적이 있다고 해서 상대의 권한과 동의를 무시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경계가 사라지면 선한 의도도 침해로 바뀔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무조건 밀어붙이거나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를 분명히 하고, 상대의 몫을 남겨 두면서 목적을 이루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공동의 일을 추진할 때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와 상대의 동의가 필요한 범위를 구분한다.
동의 없이 사용한 자료나 자원이 있다면 먼저 사용을 멈추고, 필요한 허락과 절차를 다시 갖춘다.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권한과 경계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추진하는 것과 상대의 몫을 존중하는 태도는 함께 가야 한다.
사사기 11장 19~20절
: 시혼에게 통행 요청, 시혼의 선제 무력 공격 구분
19절에서 이스라엘은 시혼에게 그의 땅을 지나가게 해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20절에서 시혼은 이스라엘을 믿지 않고 통행을 거절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군대를 모아 먼저 공격한다. 입다는 이 순서를 통해 누가 먼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분명히 한다. 위험을 느끼거나 상대를 믿지 못하는 감정과 실제로 공격하는 행동은 구분해야 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불안이나 의심이 생겼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그것을 어떤 행동으로 실천했는가 이다.
자신을 지키려는 목적이 있다고 해서 모든 대응이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두려움이 생겼을 때도 사실을 확인하고, 실제 위험에 맞는 범위 안에서 대응해야 한다.
불안이나 의심이 생겼다고 해서 곧 상대가 나를 해치려 한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내가 느낀 감정과 실제로 확인된 상대의 행동을 구분해야 한다.
강한 감정이 생겨도 그것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길 필요는 없다. 사실을 확인하고 질문할지, 거리를 둘지, 거절할지, 더 강하게 대응할지를 상황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
감정이 아무리 강해도 내가 선택한 행동에 대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불안할 수는 있지만, 그 불안만으로 사실을 판단하거나 행동을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갈등이 생겼을 때는 “상대가 나를 적대했다”라고 먼저 단정하지 않는다.
상대가 어떤 요청을 거절했고, 그 뒤에 실제로 무엇을 했는지 확인된 사실부터 정리한다. 그 사실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따로 구분한다.
상대의 책임도 내가 느낀 감정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실제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그 행동이 어떤 순서로 이어졌는지를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
사사기 11장 21~22절
: 암몬이 아닌 아모리 왕에게서 얻은 영토 범위 제시
21절에서 입다는 승리의 주체를 여호와로 말하고, 전쟁의 상대를 시혼과 그의 백성으로 분명히 한다. 22절에서는 이스라엘이 차지한 땅의 범위도 구체적으로 밝힌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이 모압과 암몬의 땅을 빼앗았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의 근거가 드러난다. 입다의 핵심은 정복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누구와 싸웠고 누구의 땅을 차지했는지를 구분하는 데 있다. 그는 그 땅이 암몬의 영역이 아니라 아모리 족속의 영역이었다고 설명한다.

승리를 하나님께서 주셨다고 고백하는 것은 그 결과를 자신의 힘만으로 이루었다고 여기지 않게 한다.
그러나 승리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행동이 자동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은혜를 받았다는 고백과, 그 은혜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사람의 책임은 함께 남는다.
하나님께 도움을 받아 성과를 얻었다면, 그 결과를 자신의 능력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받은 은혜를 기억할수록 자신을 높이기보다 낮추고, 다른 사람을 가볍게 대하지 않아야 한다.
문제는 성과 자체가 아니라 그 성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있다. 받은 도움을 자신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재료로 사용하면, 은혜의 목적에서 벗어나게 된다.
성과를 얻은 뒤 이전보다 더 거만해졌다면, 감사해야 할 도움을 자기 자랑으로 바꾸고 있지는 않은지 살핀다.
은혜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자신을 크게 보이게 하기보다, 받은 것을 더 책임 있게 사용한다.
사사기 11장 12절부터 28절을 묵상하며, 권한이나 성과를 설명할 때는 그것을 어떻게 얻었는지, 누구의 도움을 받았는지, 지금 어디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를 함께 밝힌다.
얻은 결과만 내세우지 않고, 그 과정과 현재의 책임까지 분명히 한다. 성과가 있다는 이유로 이후의 검토와 책임까지 면제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 받은 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자신이 얻은 과정과 그것을 사용하는 책임을 흐리지 않는다. 받은 것이 클수록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지 더 분명한 책임이 따른다.
사사기 11장 23~24절
: 여호와의 행위와 상대의 신앙 논리를 근거로 반환 요구 반문
23절에서 입다는 과거에 그 땅을 어떻게 얻게 되었는지를 현재의 반환 요구와 연결한다. 24절에서는 상대가 받아들일 만한 기준을 사용해 그 요구가 일관된지 되묻는다.
“너희가 받았다고 여기는 것은 차지하면서, 우리가 하나님께 받았다고 고백하는 것은 왜 빼앗으려 하느냐”는 논리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의 생각을 논증에 사용하는 것과, 그 생각을 자신의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입다는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기준을 이용해 주장의 모순을 드러내려 했을 수 있다.
따라서 이 한 문장만으로 입다의 하나님에 대한 생각 전체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상대의 기준을 활용한 표현인지, 입다 자신의 신앙 고백이 어디까지 담긴 말인지는 구분해서 살펴야 한다.
상대에게 제대로 설명하려면 내가 익숙한 표현만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기준과 언어를 찾아 설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내 생각을 그대로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해시키기 위해 사실을 바꾸거나 중요한 차이를 숨겨서는 안 된다. 상대에게 맞춰 설명하는 것과 상대의 생각에 맞추기 위해 진실을 바꾸는 것은 다르다.
대화에서는 상대의 관점과 기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을 모두 자신의 믿음이나 판단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상대를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기준과 사실은 분명하게 지켜야 한다.
상대에게 적용하는 기준은 자신의 편에도 똑같이 적용해 본다. 같은 상황인데도 서로 다른 결론을 내린다면, 왜 다르게 판단하는지 설명할 근거가 있는지 확인한다.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되, 사실과 자신의 신앙 고백, 논쟁을 위해 잠시 사용하는 상대의 전제를 서로 섞지 않는다.
무엇을 실제로 믿는지와 무엇을 설명을 위해 활용하는지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사사기 11장 25~26절
: 발락의 사례와 삼백 년 거주를 근거로 뒤늦은 영토 요구 반박
25절에서 입다는 과거 모압 왕 발락과 현재 암몬 왕을 비교한다. 만약 그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당시 모압 왕이 그 문제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다는 하나님의 뜻에 관한 주장에 이어, 실제 역사에서 있었던 행동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발락이 그 땅을 되찾기 위해 이스라엘과 싸우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가 이스라엘에게 아무런 적대감도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 인물을 근거로 사용할 때는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 사실만 떼어 그 사람 전체를 설명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려고 불리한 사실을 지우면, 논증뿐 아니라 진실한 증언도 약해진다.
다른 사람보다 내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었는지와 내가 어떤 조건을 받았는지를 함께 살핀다.
환경의 차이가 잘못된 행동의 책임을 없애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차이를 무시하면 자신의 우월함을 실제보다 크게 볼 수 있다.
비교의 목적은 상대를 낮추는 데 있지 않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요구하는 기준을 나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있다.
상대의 부족함만 살피면 자신의 판단과 행동은 점검받지 않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절제와 책임을 요구한다면, 먼저 나도 같은 기준 아래 서 있는지 살펴야 한다.
사사기 11장 12절부터 28절을 묵상하며, 과거 사례를 근거로 들 때는 현재와 비슷한 점만 보지 않는다. 무엇이 다른지, 그 사례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도 함께 살핀다.
비교의 목적은 상대를 창피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어떤 기준으로 현재의 문제를 판단하는지 분명하게 설명하는 데 있어야 한다.
과거의 사례는 현재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주장에 불리한 과거의 사실까지 지우면서 사용해서는 안 된다.
25절에서 입다는 이제 그 땅을 처음 얻은 과정뿐 아니라, 그 뒤 오랫동안 어떻게 유지되어 왔는지도 근거로 제시한다. 이스라엘이 약 삼백 년 동안 그 지역에 거주하는 동안 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묻는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만으로 처음의 행동이 자동으로 옳은 것은 아니다. 반대로 문제를 늦게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장이 곧바로 틀렸다고 할 수도 없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당사자들이 어떤 행동을 했고, 언제부터 어떤 권리를 주장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시간은 판단의 중요한 자료이지만, 사실과 정당성을 대신하는 최종 기준은 아니다.
어떤 일을 오래 해 왔다는 사실은 경험이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금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증명되지는 않는다.
익숙해질수록 오히려 확인하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오래 해 왔다는 이유로 현재의 판단과 행동을 점검하지 않으면, 경험이 책임을 피하는 근거로 바뀔 수 있다.
과거의 수고와 성과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그것을 내세워 오늘 필요한 점검과 책임까지 면제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했는지가 아니라, 지금도 맡은 일을 책임 있게 하고 있는가이다.
오래된 분쟁을 살필 때는 처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뒤 어떤 합의나 변경이 있었는지, 지금 무엇이 문제로 제기되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오래된 일이라는 이유로 확인을 생략하지 않고, 뒤늦게 제기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주장 자체를 무시하지 않는다.
시간은 중요한 판단 자료이지만, 처음의 취득 과정과 지금 감당해야 할 책임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사사기 11장 27~28절
: 여호와께 판결 요청, 암몬 왕은 입다의 주장 거부
27절에서 입다는 자신이 이 분쟁에서 암몬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어느 쪽이 옳은지는 여호와께서 판단해 주시기를 구한다.
여기서 “내가 네게 죄를 짓지 아니하였거늘”이라는 말은 이 영토 분쟁에 관한 주장이지, 입다의 모든 삶과 판단이 옳았다는 선언은 아니다.
28절에서는 암몬 왕이 입다의 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여러 근거를 제시했지만 설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외교적 대화는 여기서 끝난다.
하나님께 판단을 맡긴다는 것은 상대만 심판받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주장과 행동도 같은 판단 아래 놓는다는 뜻이다. 신앙의 언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자신의 편이 사실 확인과 책임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해야 할 설명과 보호의 책임은 끝까지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분노나 보복까지 하나님의 뜻이라고 포장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의 이름을 사용해 자신의 선택을 무조건 정당화하면, 오히려 자신이 하나님의 판단을 대신하려는 자리에 서게 된다.
상대가 내 설명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 책임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모든 방법을 사용할 권리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끝까지 책임 있게 행동하되, 나 역시 더 높은 판단 아래 있는 사람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설명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새로 확인해야 할 사실과 이미 충분히 설명해 더 반복할 필요가 없는 내용을 구분한다.
관련 기록을 남기고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며, 자신의 행동도 같은 기준으로 검토받게 한다. 진실을 설명할 책임은 있지만, 상대를 반드시 굴복시켜야 할 책임까지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을 분명히 밝히는 일과 상대를 이겨야 한다는 욕망을 구분해야 한다.
사사기 11장 12절부터 28절 묵상을 마무리하며…
본문은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보다, 그 주장을 어떤 근거로 설명하고 누구의 판단 아래 두는지가 중요함을 보여 준다.
입다는 공격 이유를 묻고, 땅의 취득 과정과 사건의 순서, 과거의 대응을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암몬 왕은 듣지 않는다. 충분히 설명하는 책임과 상대를 설득하는 결과는 서로 다르다.
갈등에서는 확인된 사실과 자신의 해석, 상대에게 요구하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 잘못 알고 있던 사실은 바로잡고, 충분히 설명한 뒤에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상대를 굴복시키기보다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따름&드림]
오늘의 기도
하나님 오늘도 귀한 말씀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개인이 억울한 경험을 하게 될 때, 이기적으로 유리한 주장만 하거나 근거를 왜곡하지 않게 하소서.
아무리 억울하더라도,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우선하게 하시옵소서.
감정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이 먼저 떠오르게 하소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가 교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모든 은혜는 하나님의 기준으로 사용하고, 하나님을 향해 감사할 수 있게 하소서.
강한 상태에게 무조건 굴복하지 않게 하시고.
상대에게 나의 주장과 근거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하나님의 뜻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게 하소서.
하나님 앞에서 온전할 수 있는 우리가 되게 하소서.
오늘도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묵상 성경 큐티 글쓰기는, 개인적으로 정리한 신앙적 성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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